맑은 빛을 내는 매듭장인의 한길 단아한 한복에 곱게 빗은 머릿결. 호흡 한 마디 한 마디에 오랜 세월 정돈된 기품이 배어난다. 어릴 적부터 노란색을 좋아하셨단다. 차분한 노랑. 집안 소파도 인테리어도 다 노랑으로 꾸몄다는 말씀에 “해맑은 소녀 같으세요.”란 말이 불쑥 나왔다. “그러니까 이게… 바보같이 사는 거죠. 평생 바보처럼 산 것 같아요. 남들은 놀러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부동산이다 뭐다 그러는데 종일 앉아서 이것만 하고 있으니까. 근데 좋은 걸 어떡해요. 팔십 넘어서도 하고 싶을 만치.” 공방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매듭들에도 화려함보다는 은은함이, 넘치지 않는 절제와 순수함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.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보유자로 선정된 김혜순 선생이다. 단아한 선을 담금질하다 널..